The Legend of Heroes: Hajimari no KISEKI
This is the End, as well as the Beginn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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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 IX
3과 9
제10권

스-와 나-

Three & Nine

땅에 쓰러진 “관리인”―― 엠퍼러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메마른 웃음소리를 흘렸다.

「뭐가 웃겨」

「설마 내가 쓰러지다니……」

「인정하지…… 너희는 강하다. 내가 키운 것들 중에서도 최고의 “흉기”야」

「닥쳐! 우리는 이제 “도구”가 아냐」

검을 휘둘러 마지막 일격을 꽂아 넣으려 한다.

다시 이 시간이 왔다. 결국 익숙해지지 않았던 혐오스러운 시간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 사정은 다르다. 그런데도 손의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스-」

나인이 다가왔다.

「나-도 같이」

전에 없이 진지한 눈이었다.

「그래」

이것은 두 사람이 매듭지어야 할 과거다.

나인의 손이 검을 쥔 스리의 손을 붙들자 아주 조금 떨림이 멎었다.
둘이 함께 검을 치켜들자 그때 엠퍼러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너희의 길은 피로 물들었다……앞으로의 인생도 분명 그렇겠지…… 죽고 죽이고, 지배하고 지배당하고……그 끝에서, 나와 같아질 거다… 큭큭큭큭큭」

「아니, 나-와 스-는 이제 “도구”도 아니고 누군가를 “도구”로 만들 생각도 없어. 그리고」

「사람을 죽이는 건 당신으로 끝이야」

「「잘 가」」


칼바드 공화국의 변방에서 한 대의 마차가 천천히 달린다.

철도를 제외하면 육지에서는 주로 도력차로 이동하는 요즘 시대에 드문 광경이긴 하지만 가끔은 운치가 있어 좋다.
마부는 어린 소년, 그리고 마차 안에는 동년배 소녀가 뒹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 “관리인”은 대체 어디 출신이었을까」

투구 아래의 얼굴이 의외로 미남이었던 것을 떠올리며 소년은 중얼거렸다.

「소문 정도는 들은 적 있어~」

너무나도 의욕 없는 졸음 어린 목소리로 소녀가 대답했다.

「어디?」

「그러니까……」

소녀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대체로 이렇다.

어느 작은 나라에 대단히 난폭한 임금님이 있었다. 폭군으로 군림하며 악정을 펼쳐 백성들로부터 두려움을 샀다.

어느 날, 임금님이 죽고 그 아들인 왕자가 즉위했다. 왕자, 아니, 새 왕은 대단히 상냥한 사람으로, 부친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좋은 정치를 하려 했다.

하지만 선왕처럼 두려움을 사지 않았던 탓인지, 아무도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심지어 폭군이 살아 있던 시절에는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지만 선왕이 죽은 뒤 불만이 커지면서 혁명이 일어났다.

혁명군은 왕궁을 함락시키고, 새 왕에게 악정의 책임을 묻고 나라를 공화제로 개편했다.

상냥한 새 왕은 목숨만을 건져, 모든 것을 잃고 나라에서 쫓겨났다. 이것으로 끝.

「즉 그 왕자가 “관리인”이라고?」

「몰라~ 애초에 그런 나라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마차의 흔들림에 소녀는 마차 안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관대함 때문에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했던 반동으로 강한 지배욕에 사로잡혔다……거나? 아니… 그만두자……」

동정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비참한 남자라고 소년은 생각했다.

「저기…」

「왜~?」

소녀의 느긋한 목소리와는 달리 소년의 어조는 진지해졌다.

「네 오빠 일 말인데…… 너는 날 용서할 수 있어?」

「용서 안 해」

의외지만 납득한 듯 보이는 표정으로 소년은 침묵했다.

「평생 용서 안 해. 내 단 하나뿐인 가족, 너무너무 소중한 오빠였으니까. 그러니까……」

거기서 한번 말을 끊고, 소녀는 얼굴을 붉히며 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책임지고 나-를 돌봐! 평생 나- 곁에 있어!!」

「그래, 책임은 확실하게 질게. 평생 널 돌볼게」

소녀는 한순간 하늘로 날아오를 것 같았다. 하지만――

「앞으로 내가 그 녀석을 대신해서 네 오빠로서 널 훌륭하게 키울게」

예상과는 다른 말이 돌아와서 소녀는 울컥한 표정을 지었다.

「그거 아니야!!!!」

「뭐가 아닌데? 그나저나 낡은 마차니까 그렇게 막 움직이지 마」

소년의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납득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지금은 됐어」라고 생각한 소녀는 다시 마차 안에서 뒹굴었다. 그리고 화제가 다시 바뀌었다.

「이제부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일단은 당초 예정대로 리벨이나 레만으로 갈 생각이지만 그 다음은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

앞으로 “조직”의 추격자들이 따라올지도 모르지만 둘이서라면 어떻게든 될 것 같다.

그렇기에 지금 생각해야 할 것은 미래의 일이다.

「어쨌든…… 뭔가 일을 해야 하는데」

「어떤 일?」

「우리의 능력을 활용할 방법이라면…… 극단에서 일하는 건 어때?」

「뭐어~? 무리야~ 스-는 연기 못하잖아」

「그렇게 심하지는 않잖아, 평범한 연극이라면……」

조금 의기소침해졌던 소년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그럼 유격사는 어때?」

「뭐어~? 무리야~ 엄청 바쁘다고 들었는데? 과로사하면 어떡해?」

애초에 유격사 협회가 자신들처럼 사연 있는 자들을 받아들여줄지도 문제고.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라고는 생각하지만.

「그럼 넌 대체 뭘 하고 싶은데?」

「나-는 그냥 매일 뒹굴거리면서 자고 싶어~」

「정말이지 얘는……」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온다.

「……그러고 보니 아직 못 들었지」

소년은 갑자기 무언가를 떠올렸다.

「뭔데~?」

「이름. 진짜 이름을 아직 못 들었다는 걸 방금 깨달았어」

「나- 이름은 나디아」

「나는 스윈」

「「…………」」

「뭐라 해야 하나, 엄청난 우연이네」

애초에 소녀는 여러 해 전부터 오빠의 편지로 소년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계속 호칭에 집착한 것이었다.

“도구”로서의 이름이 아닌, 진짜 이름에서 따온 애칭으로. 이 이야기를 소년에게 할 생각은 없지만.

「역시 스-는 스-고 나-는 나-야~」

「그러네」

그렇게 매듭지었다.


덜컹덜컹 흔들리며 천천히 달리는 마차.
그 안에서 끝도 없이 시시한 대화가 계속되고 있었다.

소년의 이름은 스윈, 스-.
소녀의 이름은 나디아, 나-.

둘은 이제 막 “인간”이 된, 여행자이다.

FIN
"III & IX" Whole volu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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