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Heroes: Hajimari no KISEKI
This is the End, as well as the Beginn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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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 IX
3과 9
제7권

눈물과 약속

Tear & the Promises

루젠트의 산모퉁이에 위치한 동굴에서 스리와 나인은 몸을 숨기고 있었다.

“관리인”―― 황제디 엠퍼러에게서 도망친 뒤 스리는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나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에이스의 이야기, 나인 자신의 이야기, 이번 작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3년 전의 진실에 대한 이야기.
처음에는 가끔씩 질문을 던지던 스리가 중간부터는 침묵하더니, 마지막에는 고개를 숙여서 얼굴도 보이지 않는다.

자신을 배신했다고 생각한 벗이 실은 배신하기는커녕, 목숨과 바꾸어 자신을 구해주었다.
그런데도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 채 그의 목숨을 빼앗고 그를 쭉 원망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의 동생이, 오빠의 원수인 자신을, 목숨을 걸고 지켜주었다……온갖 생각들이 교차했다.

믿어야 할 사람이 곁에 있었다는 것, 그리고 지금도 있다는 것에 대한 안도와 기쁨.

동시에 한심하고 형편없이 어리석은 자신에 대한 끝없는 분노.

따스한 감정과 칙칙한 감정이 오가면서 숨이 막힐 지경이 되었다.

「스-, 울어?」

계속 침묵하는 스리를 보며 나인이 물었다.

「안 울어」

늘 그랬듯 냉담하게 대답하는 스리.

「나-가 달래줄까?」

「안 운다니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여전히 얼굴을 들지 않는다.

「스-는 연기가 서투른데, 거짓말은 더 서투르네~」

나인은 바닥에 주저앉은 스리에게 다가가 살며시 그의 머리를 끌어당겨 가슴에 댔다.
그리고 어머니가 아이를 달래듯 상냥하게 그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제 괜찮아~ 괜찮아~」

「그러니까, 나…는……」

반론하려 했지만 나인의 상냥한 손놀림에 막히고 말았다.

외모도 실제 나이도 어린 나인에게서는 마치 어머니와도 같은 포용과 자애가 넘쳐 흘렀다.
어머니의 온기라는 것을 모르고 자란 스리는 이때 처음으로 그것을 느낀 것일지도 모른다.

「스-는 열심히 했어~ 나-는 잘 알아. 그러니까 괜찮아~ 괜찮아~」

스리는 결국 오열을 멈출 수 없게 되었다.

「나-는… 윽… 왜 이렇게, 한심하게……」

울먹이는 목소리. 뜨거운 액체가 눈에서 흘러 넘쳤다.

「아니야」

나인은 상냥하게 스리의 머리를 계속해서 쓰다듬었다.

「왜 나 같은 게 살아있고, 에이스가 죽은 거냐고」

「그런 말 하지 마. 스-의 존재가 나-를 구했어」

「하지만 나 때문에, 에이스가……」

「그러니까 오빠 몫까지 열심히 살자, 응?」

「나는, 나, 는, 으윽……」

그것은 스리가 태어나서 처음 하는 통곡이었다.

마치 몇 년이나 모아 두었던 것들을 단숨에 풀어놓은 듯한, 마음 속 깊숙한 곳까지 씻어낸 듯한 감각을 스리는 느꼈다.
한참 뒤에야 스리는 간신히 조금 진정할 수 있었다.

「괜찮아, 나-가 옆에 있잖아. 그러니까 울지 마~ 그래도 많이 울어도 돼~」

「대체 어느 쪽이야」

조금은 냉정을 되찾은 스리는 자신이 아직도 나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당황해서 몸을 떼었다.
부끄러움을 얼버무릴 겸, 정보 교환으로 화제를 되돌렸다.
그렇다고는 해도 정보 교환은 나인의 설명으로 어느 정도 끝났기에 대화의 방향은 현재 상황 정리로 접어들었다.

「즉 내가 배반하려는 걸 “관리인”이 눈치챘고.그래서 나인이 선수를 쳐서 놈의 의표를 찌르려 했다고」

「응. 계속 그 녀석을 쓰러뜨릴 기회를 찾고 있었어」

「나한테도 이야기해 줬으면 좋았을 텐데」

「그치만 스-는 연기를 못하잖아」

씁쓸한 표정을 짓는 스리.실제로 엠퍼러에게도 나인에게도 계획이 들키고 말았으니 반론의 여지가 없었다.

「타이밍은 완벽했을 테고 준비도 충분했고, 그 녀석이 가장 방심한 순간에 가장 확실하게 죽일 수 있는 방법을 썼어. 그런데……」

그런데도 죽지 않았다.그 낙석 속에서 대체 어떻게 살아남은 걸까, 그리고 마지막의 그건……

「아마 놈의 능력일 거야」

도망치기 전에도 스리는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능력이라니?」

「아마도 중력을 조작할 수 있는 능력……3년 전에 나랑 에이스도 그 능력 때문에 궁지에 몰렸었어」

스리는 쓰라린 기억을 억지로 꺼내 이야기했다.

두 번이나 “조직”의 추격자를 격퇴했으나, 세 번째로 온 자가 엠퍼러였다.
허점을 찌르려 해도, 협동해서 공격하려 해도 놈의 앞에서는 어째서인지 몸이 무거워져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반대로 녀석은 몸이 가벼워진 것처럼 민첩한 동작으로 스리와 에이스를 압도했다.

「어떻게 생각해?」

이야기를 마치고 스리가 나인에게 물었다.

「구동하는 기미가 없었으니 아마 아츠는 아닐 거고,휴대 가능한 크기의 중력 제어 장치도 현재 기술 레벨로는 고려하기 어렵고……아마도 어떤 특이체질, 혹은 고대유물아티팩트……낙석으로 죽지 않았던 건 중력으로 바위를 제어했기 때문…일까? 이것만으론 정보가 부족해……」

일단 말을 끊고, 나인은 계속했다.

「어느 쪽이든 그런 능력을 지닌 상대랑 정면으로 싸워 봤자… 죽음밖에 없어」

침묵이 둘 사이를 흘렀다.그리고 그것을 깨뜨린 것은, 무겁게 입을 연 스리였다.

「여차할 때는, 이번에는 네가 날 죽이면――」

「싫어――――!!!」

나인으로서는 아주 드물게도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절규로 스리를 막았다.

「스-가 죽으면 나-도 뒤를 쫓아 죽을 거야! 자살할 거야!!」

조금 전의 자애 넘치는 어머니 같던 나인은 온데간데없고, 이번에는 투정을 부리는 어린아이가 된 나인. 다만 내용은 진지함 그 자체였다.

「이제 잠들 수 없는 밤으로 돌아가는 건 싫어……외톨이가 되는 건… 싫어……」

작아지는 목소리에는 무거운 감정과 결의가 담겨있다.그것을 감지한 스리는 짧게 한숨을 쉬고는 심호흡을 한 번 한다.

「알았어. 약속할게.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나인을 지킬게」

「그러니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니까!」

「그래, 알았어. 그러니까 이것도 약속할게.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나도 함께 살아남을게」

나인은 그 말을 듣고 절실한 눈빛으로 스리를 바라보았다.

「정말?」

「정말이야. 그러기 위해 지금 해야 할 최선의 행동은――」

그만한 낙석의 직격탄을 받았다. 설령 살아있다 해도 엠퍼러가 상처 하나 없을 거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지금은 여기서 도망쳐 봤자 결국 “조직”에 잡히고 말 것이다.
그때 완전히 회복한 엠퍼러와 싸운다면 결코 승산은 없을 것이다.

하려면 지금밖에 없다.

「우리가 먼저 공격해서 황제디 엠퍼러를 쓰러뜨리자!」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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