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Heroes: Hajimari no KISEKI
This is the End, as well as the Beginn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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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 IX
3과 9
제3권

암살자와 타깃

Assassins & Target

귀빈실 중의 귀빈실이라 해야 할까, 그 방은 휑뎅그렁했다.

할도르 바른은 소파에 앉아 조용히 와인 글라스에 입을 대더니 씁쓸하게 얼굴을 찌푸렸다.

「무능한 것들.결국은 엽병 찌꺼기들, 비용만큼의 일도 하질 못하다니」

그는 똑바로 현상을 이해하고 있었다.

앞에 서 있는 것은 어린아이 두 명. 아무도 들여보내지 말라고 명령한 데다 애초에 밖이 소란스러운 시점에 짐작은 갔다. 외견을 보고 당장 납득하긴 어려웠으나 이 두 사람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 암살자가 틀림없었다.이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도르의 얼굴에서는 조금도 초조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그의 앞에 있는 “그것”이 그 원인일 것이다.

이 휑뎅그렁한 방도 “그것”의 존재 때문에 좁게 느껴진다. 높이 2에이쥬를 넘는 그 물체는 6개의 다리로 거미처럼 지면을 기고 있었다. 다만 상반신은 똑바로 서있었고 거기서 4개의 팔 같은 것이 더 뻗어 있었다. 그것은 전신에서 금속 빛을 반사하며 고요한 위압감으로 그곳을 지배하고 있었다.

「크다~」

올려다보며 탄성을 지르는 나인.

「인형병기――!!」

스리는 즉시 전투 태세를 취했다.

「흐흐흐, 이건 내가 뒷세계 옥션에서 거금으로 구입한 애장품이다. 어느 조직이 유출한 물건인지는 모르지만 제법 고성능이라서 말이야, 거기다 미라를 더 얹어 개조했지. 소대 규모의 군대라도 여유롭게 싸울 수 있다」

장난감을 자랑하듯 할도르는 유쾌하게 웃었다.

「퇴물 엽병들은 어디까지나 경계 담당 정도였고 진짜 호위는 이쪽이라는 건가」

「그렇다. 이 녀석이 곁에 있으면 이 배에서의 내 안전은 보장된다.그리고 이대로 공화국에 도착하면 그 다음은 어떻게든 될 거다!」

그렇게 말하고는 더욱 소리 높여 웃기 시작하는 할도르.

「어리석군」

「바보 같은 사람이네」

딱히 자신들의 실력을 과신하는 것은 아니다. 설령 자신들이 실패해도 《헤이위에》의 보호를 받는다 해도 “조직”이 타깃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그는 결코 피할 수 없다.

「쳐라――――!!」

할도르의 명령을 받고 인형병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첫 표적은 스리인 듯 일직선으로 그를 향해 돌진한다. 그것을 기회 삼아 나인은 아츠를 구동시켰다. 백병전에 특화된 스리와는 달리 그녀는 도력 마법(오벌 아츠) 쪽 적성도 높다.하지만 즉시 인형병기의 팔 하나가 총구로 변형되어 나인을 겨냥하고 발포했다.

「!! 윽」

아슬아슬하게 회피했지만 구동하던 아츠는 중단되었다.스리가 장검으로 덤벼들자 인형병기는 스리를 겨냥한다.나인은 재빨리 이동해 스리의 반대편에서 다시 아츠를 구동했다.

“지이이잉――――”

하지만 또다시 총구가 나인에게로 향했고, 회피하기 위해 아츠를 중단시킬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이 인형병기에는 아츠 구동을 탐지하는 고성능 센서가 장착되어 있어, 반응이 있을 경우 즉시 공격하게 되어 있는 듯했다.두 번이나 행동을 방해받은 나인이 조금 언짢은 듯, 평소보다 세게 봉제인형을 끌어안았다.

「나-는 그만할래~ 너무 안 맞아~나머지는 스-한테 맡길게」

기계에 독침을 던져 봤자 소용없다. 게다가 아츠 발동까지 뜻대로 할 수 없는 이상, 확실히 나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그걸 이해하고, 스리는 어쩔 수 없다고 작게 중얼거리며 검을 고쳐 쥐었다.

「그럼 전투가 끝나거든 깨워 줘~나-는 이제 잘래……」

어느새 나인은 적당한 소파를 찾아내더니 봉제인형을 베개 삼아 자려고 했다.

「자지 마!!」

스리가 무심결에 고함을 질렀지만 나인은 반응하지 않았다. 인형병기도 위협은 없다고 판단했는지 스리만을 겨냥하고 있었다.

인형병기의 네 팔은 각각 검, 창, 도끼, 총으로 변형되어 노도와 같은 연속 공격을 스리에게 퍼부었다. 검으로 베고, 창으로 찌르고, 회피 방향을 파악해 도끼로 후려친다. 총을 그다지 쓰지 않는 것은 할도르에게 적이 접근하지 않게끔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고속 이동과 참격이 스리의 기본적인 전투 스타일이었으나 여섯 개의 다리가 자아내는 밸런스 성능과 순발력은 금속제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민첩함을 인형병기에 부여했고, 팔이 많은 만큼 쓸 수 있는 수단도 많았다. 자신의 특기 영역을 전혀 발휘할 수 없는 상대. 나인만큼은 아니지만 스리에게도 결코 잘 맞는 상대라고는 할 수 없었다.

두 자루의 검으로 응전하는 스리.

체격도 수단도 자신을 뛰어넘는 상대 앞에 왼손의 단검은 방어용으로 돌렸다. 빗발치는 공격을 넘기고 피하고 궤도를 바꾼다. 틈이 생길 때마다 사정거리가 긴 오른손의 장검으로 공격한다.

격렬한 공격이 한동안 계속되었다.

몇 번인가 빈틈을 찔러 인형병기의 팔과 몸통을 공격했지만 그때마다 “카앙――” 하는 소리가 울리며 검이 튕겨 나왔다.

「흐하하하하하―― 소용없어, 애송이!장갑도 특주품이다. 네놈들이 돌파할 수 있을 리가 없어!」

사실 스리의 공격은 완전히 통하지 않는다고 해도 무방했다.아직 부상은 거의 입지 않았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언젠간 점점 지치게 될 것이다.그러던 그때, 자고 있을 터였던 나인이 갑자기 소리쳤다.

「해석 완료」

눈을 감고 소파에 누운 채로 나인은 말을 계속 했다.목소리는 평소보다 평탄하게 들렸다.

「팔, 제1관절, 아래 5리쥬. 발, 제2관절, 위 3리쥬.허리, 회전부 중심. 왼쪽 가슴, 위쪽 5분의 2, 왼쪽 5분의 1」

그 소리를 듣고 처음으로 반응한 것은 스리가 아닌 할도르였다.그는 초조한 표정을 띄우며 고함쳤다.

「이년! 어떻게 이 녀석의 구조적 약점을 아는 거냐!?」

나인은 천천히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눈을 비비며 평소와 같은 태도로 대답했다.

「소리로 알아~ 조금 집중해야 하지만」

「그런, 말도 안 되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짓는 할도르. 반면 스리는 침착했다.당연히 나인의 목적이 해석이라는 것을 스리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그리고 해석이 완성되는 이때를, 그는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스-, 해치워~!!」

「그래, 알았어」

스리는 순간 몸을 숙이더니 예리하게 뛰쳐나갔다.

아까보다 빠른 속도로 장검을 휘둘러 인형병기에 참격을 퍼붓는다.

하나하나가 전부 나인이 지시한 약점에 명중했다. 시간차를 두지 않고 단검을 앞으로 내밀어, 직전과 같은 궤도로 인형병기의 모든 약점을 단검으로 다시 한 번――베었으나, 결과는 이전과 마찬가지. 날카로운 금속음이 울려퍼질 뿐 상대는 전혀 대미지를 입은 것 같지 않았다.

「큭큭큭큭흐하하하하하하――――」

배를 잡고 웃는 할도르.

「약점을 알아봤자 소용이 없나 보군,네놈들은 이 장갑을 결코 돌파할 수 없어!!」

「방금 그건 밑준비였어」

그렇게 말하고 스리는 왼손의 단검을 자루 쪽을 오른손에 든 장검의 칼막이에―― 꽂아 넣었다.

그러자 마치 처음부터 한 자루였던 것처럼 너무나도 가는 도신과 이지러진 것 같았던 칼막이가 적당히 균형을 이룬 한 자루의 검이 되었다.멍하니 그걸 보던 할도르는 한순간 침묵하더니 실소했다.

「후… 후후후후, 그 장난감 칼은 뭐냐?설마 그걸로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할도르의 말대로 두 자루의 검을 합쳐 한 자루로 만들어도 사정거리와 베는 위력에 변함은 없다. 중량이 늘어난 만큼 조금 파괴력이 커질지도 모르지만 그것도 눈앞의 적의 장갑을 돌파할 것 같지는 않았다. 이건 장난감에 불과했다.

스리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말없이 한 자루가 된 검을 휘둘렀다.

참격은 아까도 베려던 다리의 약점 부분에 명중했다. 그러자 “펑――!!” 하는 폭음과 함께 인형병기의 팔이 폭발해 산산조각났다. 마치 안쪽에서 폭발한 것처럼, 화속성 아츠의 효과를 연상시켰으나 스리에게도 나인에게도 아츠를 구동한 기색은 없었다. 애초에 인형병기의 센서도 반응하지 않았었다.

「뭐, 뭐야아아아아아아아!!!!!!!??」

할도르가 경악하는 표정을 지었다.

다시 한번 휘두르고. 그러자――――

“펑――!!”

또 하나의 다리가 터져 날아갔다.

「뭐냐 그건!!!!!??」

이성을 잃은 그는 절규했다.

「이 검은 조금 특수하거든」

스리는 아무런 표정도 떠올리지 않은 채 말하기 시작했다.

「검과 전술 오브먼트가 일체화되어 있어.아니, 전술 오브먼트라기보다 일반적인 도력기(오브먼트)에 가까울지도 모르지」

말하는 동안에도 손을 멈추지 않는다.

「쓸 수 있는 아츠는 하나뿐, 지정한 위치에 폭발을 일으키는 거야.다만 발동시키려면 나뉜 두 자루의 검으로 각자 목표한 곳을 베어야만 해.상대 좌표의 기록, 즉 마킹이야」

튕겨 나오는데도 두 자루의 검으로 베었던 것은 그야말로 “밑준비”.

「마지막에 한 자루로 돌아간 검으로 이중 마크한 자리를 건드려 충격을 주면 폭발해」

위치와 타이밍 지정을 다른 형태로 대행하여 전용 오브먼트의 자동 프로세스와 합쳐 아츠 구동 과정 그 자체를 생략하는 것. 절차는 번거롭지만 잘만 쓰면 영창 없이도 높은 위력의 아츠 공격을 터뜨릴 수 있다. 그것이 스리가 가진 무기의 진가였다.

「그런…… 게……」

곳곳에서 불꽃이 튀고 있는 인형병기는 이미 상당한 대미지를 입었다. 자신의 패배를 깨달은 할도르는 즉각 도망칠준비를 시작했다.

「전투를 멈춰! 어서 나를 데리고 여기서 이탈해라!!」

새로운 명령을 받은 인형병기는 돌아서서 할도르에게로 다가간다.

「그렇겐 안 될걸~」

어느새, 그 거미 같은 다리에 뒤감긴 여러 줄의 강철실이 칭칭 얽어매고 있었다.

「끝이다」

숨통을 끊듯, 스리는 남은 약점 부위를 단숨에 쳐냈다. 거듭되는 폭발에 부서진 부품들이 온 방 안에 흩날렸고, 이윽고 인형병기는 완전히 기능을 정지한 채 산산조각으로 무너져 내렸다.잔해를 밟고 넘어, 스리는 조용히 할도르에게 다가갔다.

「흐어어――」

한심한 목소리를 내며 뒷걸음질치는 할도르. 하지만 그에게 도주로가 없다는 것은 이미 명백했다. 임무 달성에 방해가 될 만한 것은 이미 없었음에도 스리의 얼굴에 승리의 기쁨은 없다.

한 걸음 다가간다.
손 안의 검이 갑자기 무거워진 것 같았다.

또 한 걸음.
발도 무거워졌다. 더 이상 나아가고 싶지 않았다.

또다시 한 걸음.
늘 하던 일이다. 이 다음은 “기계”에, “도구”에 이입하면 그만이다. 문제없다.

마지막 한 걸음.

「사실 당신에게 그런 해설을 해 봤자 의미는 없지만 적어도 어떤 상대에게 살해당하는지 정도는 알 권리가 있겠지」

연옥에서 저주할 상대에 대한 것 정도는――

「내 이름은 소드의 3(스리 오브 소즈)」

심장에 일격.

「“조직”의 암살자다」

…………2층 홀의 혼란을 수습하고 경비원들이 3층으로 진입하려 했다. 그 낌새를 느끼고, 목적을 달성한 스리와 나인은 창을 깨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비행선이 아니라서 다행이야~ 만일 공중이었다면 이렇게 탈출할 수는 없었을 거야」

「그러게」

그야말로 고성능 전용 비행정을 보유하고 거기로 날아 옮겨 타지 않는 이상은. 이 세계 어딘가에 그런 식으로 단독 임무를 수행하는 녀석이 과연 있을까.

「스-」

가만히 스리를 부르는 나인.

「그 사람은 악당이야~ 악덕 상인」

배 쪽을 본다. 누구를 가리키는 것인지는 말할 것도 없다.

「그래, 알아」

임무 전 자료를 통해 잘 알고 있다. 미라를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질러 죽는 쪽이 세상에 도움이 될 인종이다. 하지만.

「하지만 상관없어」

그런 것이 변명이 될 수는 없다. 악당이든 선인이든 “조직”의 명령이라면 죽였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듯이.

「그래」

나인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봉제인형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거기에 숨을 불어넣었다. 잠시 후, 그 “무언가”가 1인용 크기의 고무 보트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번에는 봉제인형을 긴 베개처럼 끌어안고, 나인은 고무 보트에 엎드려 누웠다.

「그럼 나-는 잘게. 뒷일은 부탁해~」

그건 스리에게 「기슭까지 밀고 가 줘」를 돌려 말한 표현이었다.

「직접 헤엄쳐」

불평하면서도, 그런 나인의 모습을 보고 스리는 아주 조금 마음이 가벼워진 것을 느꼈다.스리와 나인은 1년 이상 함께 행동했다.스리 쪽이 아주 조금 연상으로, 약간 멍한 구석이 있는 나인을 가끔씩 동생처럼 느꼈다. 임무 때는 든든한 파트너다.

하지만 스리는 안다.

동생 같기도 하고 파트너이기도 한 그녀는

――――결코 신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TO BE CONTINUED
"III & IX" Whole volu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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